항암치료가 끝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제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일 수 있습니다.
치료 기간 동안 떨어진 체력과 피로를 생각하면 충분한 휴식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움직임까지 멈출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에는 암 치료 후 회복 과정에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어떻게 시작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중 2025년 발표된 CHALLENGE 임상시험은 대장암 환자의 항암치료 후 운동이 질병의 경과와 생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살펴본 연구입니다.
관찰연구를 넘어,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확인한 운동의 효과
이전에도 암 환자의 신체활동량과 재발·사망 위험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관찰연구에서는 원래 건강 상태가 좋거나 병의 진행이 상대적으로 느린 사람이 운동을 더 많이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CHALLENGE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줄이기 위해 참가자를 무작위로 운동군과 건강교육군에 배정했습니다.
따라서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의 예후가 좋았다’는 관찰 결과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구조화된 운동 프로그램이 실제 임상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CHALLENGE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
2025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CHALLENGE 연구에는 수술과 보조항암치료를 마친 대장암 환자 889명이 참여했습니다.
55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3상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으로, 한 그룹은 3년간 구조화된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다른 그룹은 건강교육 자료를 제공받았습니다. 중앙 추적기간은 7.9년이었습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재발, 새로운 원발암 발생 또는 사망을 포함한 사건 위험 28% 감소(HR 0.72)
• 5년 무병생존율 80.3% vs. 73.9%
• 전체 사망 위험 37% 감소(HR 0.63)
• 8년 전체생존율 90.3% vs. 83.2%
특히 운동군에서 체중이나 허리둘레가 줄어든 정도가 더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를 단순히 ‘살이 빠져서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연구에서는 운동군에서 신체활동량뿐 아니라 심폐체력과 신체기능도 개선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단순한 산책이 아닙니다
CHALLENGE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은 운동군에게 단순히 “많이 걸으세요”라고 안내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참가자들은 3년간 구조화된 운동 프로그램과 행동 변화를 돕는 상담, 일부 감독하 운동을 함께 받았습니다.
운동은 개인의 상태와 선호에 맞춰 선택할 수 있었으며, 첫 6개월에는 기존 활동량에서 주당 약 10 MET-시간을 추가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를 일상적인 활동으로 바꾸면 대략 빠르게 걷기 45~60분을 주 3~4회 추가하는 정도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는 연구에서 사용한 목표를 이해하기 위한 예시일 뿐, 모든 환자가 동일한 운동량을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항암치료 직후에는 ‘얼마나’보다 ‘어떻게’가 중요합니다
항암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높은 강도의 운동을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 후에는 근력과 심폐체력이 떨어져 있을 수 있고, 빈혈이나 말초신경병증, 관절·근육 통증, 수면 문제 등이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현재 상태를 확인한 뒤 걷기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하고, 몸이 적응하면 시간과 강도를 조금씩 높이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특히 어지럼증이 심하거나 흉통, 호흡곤란, 발열,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을 무리해서 진행하기보다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운동에도 ‘적정한 강도’가 필요합니다
CHALLENGE 연구에서 운동 관련 근골격계 이상반응은 운동군 18.5%, 건강교육군 11.5%로 운동군에서 더 많이 보고됐습니다.
운동 자체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특히 항암치료 후에는 근육량과 균형감각, 관절 상태 등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의 목표를 처음부터 높게 잡기보다
현재 가능한 수준에서 시작 → 몸의 반응 확인 → 운동량을 단계적으로 증가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항암치료가 끝난 뒤에는 어떻게 시작할까요?
회복기 운동은 거창한 프로그램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먼저 현재의 체력과 근력, 체중 변화, 식사 상태 등을 확인해보세요.
그다음 일상에서 가능한 활동부터 정해볼 수 있습니다.
• 짧은 거리 걷기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 늘리기
• 오래 앉아 있었다면 중간중간 가볍게 움직이기
• 걷기와 함께 개인 상태에 맞는 근력운동을 추가하기
• 운동 후 피로가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는지 확인하기
• 통증이나 어지럼증 등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 강도 조절하기
항암치료가 끝난 시점은 회복의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관리가 시작되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다만 CHALLENGE 연구의 결과는 수술과 보조항암치료를 마친 대장암 환자에서 확인된 것이므로, 다른 암종이나 치료를 받은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생존 효과가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몸 상태와 치료 이력을 기준으로 가능한 운동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고, 필요하다면 의료진이나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 내용은 암 치료 후 운동과 회복에 관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운동 가능 시점과 종류, 강도는 암종과 치료 내용, 수술 회복 정도, 동반질환 및 현재 체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Courneya KS, et al. Structured Exercise after Adjuvant Chemotherapy for Colon Cancer. N Engl J Med. 2025;393:13-25. doi:10.1056/NEJMoa2502760.